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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noza를 이해하기 위한 몇 가지 개념 정리: 윤리학과 도덕의 차이

도덕은 결과를 의식하고 그 결과를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것으로 만족한다. 따라서 도덕적 계율들의 토대와 근거 자체에 대한 질문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당위적인 것으로 이해하고 행위하도록 강요된 초월적인 법칙이다. 그것은 주어진 법칙을 내면화하고 학습하여 우리의 신체를 어떻게 그 내용에 부합시킬 것인가에 집중한다. 그래서 우리는 도덕에서, 그 발생적 과정을 알지는 못한 채, 우리 앞에 미리 던져진 계율들과 덕목들을 발견하게 된다. 도덕은 한편에서는 의식과 나란히 발생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의식으로부터 구성되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의식을 구성한다. 또한 그것은 의식과 결과들의 법칙이기 때문에, 선과 악이라는 초월적 강령들에 의해서만 작동한다. 그러나 스피노자에 따르면, 윤리학은 선과 악이라는 초월적 법칙이 부여한 양적 차이에 의해서가 아니라 좋음과 나쁨이라는 질적 차이의 체계를 통해 구성된다. 이런 이유에서 윤리학은 발생적인데, 우선 그것은 강요되지 않은 질서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강요로 이루어진 제도적 규칙들과는 대비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윤리학적 질서 안에서 관계들의 원인과 결과(인과관계)는 관계 내재적 양상을 띤다. 내재적 관계는 자연 안의 어떠한 신체도 다른 신체에 대해 절대적 원인이 되지 못하며, 신체를 구성하는 어떠한 제1원인도 없음을 의미한다. 윤리학은 "내재적 존재 양태들의 위상학"이다(들뢰즈 40). 우리는 때때로 초월적 법칙이나 계율이 사라질 때 출현하게 될 혼란과 파괴적 상황에 대해 두려움을 갖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 두려움은 법칙을 당위적인 것으로 의식하고 수용하는 태도에서 비롯된 수동적 존재들의 두려움이다. 그것은 우리 스스로가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별하지 못하고 인식(사유)하지 못한다고 가정할 때에 발생한다. 윤리학은 우리가 법칙을 설명할 수 있고, 의식의 수준에서 당위로 부여된 진리들이 어째서 그런지를 인식할 줄 알 때에 비로소 우리 자신의 것이 될 것이다. 존재가 끊임없이 자신의 신체를 통해 가해진 명령과 복종의 법칙을 확인하고 이를 인과적 질서로 내면화하려는 노력이 도덕이라면, 윤리학은 쉼 없는 질문들과 결정(선택)을 창조하고 재창조하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과정은 피부와 근육을 통해 신체 전체에 퍼져있으며, 나아가 우리의 사유의 종합으로 귀결된다. 윤리학의 내재적 본성은 육체와 정신의 순환작용에서 확인될 수 있을 것이다. 육체와 정신은 서로 대립적이지 않으며 서로를 부정하지도 않는다. 이들은 다만 바톤을 이어가면서 증식될 뿐이다. 윤리학의 유일한 토대는 법칙을 이해하는 정신에 있지 않고 좋고 나쁨을 구별할 줄 아는 우리의 연약한 신체에 있다. 그러나 이것이 윤리학의 본질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윤리학의 본질은 적극성에 있는데, 이 적극성이란 연약한 신체로부터 출발하긴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이를 강하게 다져줄 인식(사유)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인용문헌

들뢰즈, 질. 『스피노자의 철학』. 박기순 옮김. 민음사. 2001.

2006/10/26 21:53 2006/10/26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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