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탄한 곳을 잘 가던 수레가 어찌저찌하여 언덕에 다달아 곤두박질 치고 있다.

수레의 주인은 수레 속의 과일을 망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돌아가는 수레바퀴살에 나무를 끼워 넣어 보기도 하고,

저 앞 쪽에 커다란 돌무더기를 쌓아보기도 하고,

뒤에서 힘껏 잡아 당겨 보기도 하고,

울어도 본다.

그러나 지구 전체가 잡아당기는 그 본능의 무게를 어떻게 감당할까?

코앞에서 먹이를 발견한 짐승의 충동을 어떻게 막을 수가 있을까?

곤두박질 치는 수레 . . .

내 생각엔 그냥 내버려 두어야 한다고 본다.

박살이 날 때까지. 무가 될 때까지. 곤두박질이 더 이상 불가능해질 때까지.

 

따라서 곤두박질을 무기력하게 막기 보다는,

그것이 풍비박산 났을 때(언젠가는 반드시 박살이 날 테니까),

새로운 수레를 만들든, 경작을 새로 하든,

새 출발을 준비하는 것이 길이 아닐까 싶다.

다 부서지고 나서, 어리석게도 그 때 가서 또 다시 우왕좌왕 하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