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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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 나한테 모두 한마디씩 했다. 너는 이제 폐인이라고
규영이가 말했다. 너는 바보가 되었다고
준행이가 말했다. 네 얘기를 누가 믿을 수
있느냐고 현이가 말했다. 넌 다시
할 수 있다고 승기가 말했다.
모두들 한 일년 술을 끊으면 혹시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술 먹자,
눈 온다, 삼용이가 말했다.
키냐르의 마지막 왕국 3부, <심연들>.
-진정한 욕망은 만족과 소화를 원치 않는다. 그것은 비등과 혼란이다. 그것은 평화로움보다는 허기에 찬 집요함에 가깝다. 거기서 출발해 그 모든 것이 그것을 자극하고 흥분시킨다.
-이 현기증 나는 상황을 받아들여야 하고, 그것을 사랑해야 한다. 절대 진정시켜서는 안된다.
-언어가 조금씩 몸에 스며든다. 반복이 조금씩 영혼을 매혹한다. 기억이 욕망에 발을 들여놓고, 방방 뛰는 아이 같은 호기심이 흔적 없이 지워진다. 비언어가 언어에서 지워진다. 알았던 것만 그리워한다. 즐겼던 것만 욕망한다. 허기에서, 앎의 허기에서 배회하듯, 이전의 날들에서 배회한다.
-진짜 비밀은 절대 공유할 수 없는 것들이다. 상실, 이별, 섹스, 꿈, 허기, 죽음.
-진짜 자아는 가짜 자아다. 너대로 되라. 하지만 될 것이 없다. 우리는 언어가 가리키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더 나은 것은 무형, 그래서 허기, 그래서 변형, 그래서 질문, 그래서 호기심, 그래서 대담, 그래서 탄력, 도약하다, 출발하다, 발생하다.
-꿈은 동물들을 잊을 리 없다. 마당이나 들판보다 우리 꿈에 더 많다.
-늘어나는 지식? 그런 것은 없다. 비례해 모르는 것이 생기면 더 생기었지.
[출처] 심연들, 키냐르|작성자 날 눈이랄 것도 없는 눈이 아침에 조금 날리다 말았지만 텔레비젼에선 강원산간 지방의 폭설을 보여줬다. 눈이라면 생각난 첫번째 시가 맨위의 김영승의 시. 술을 잘 먹는 것도 아닌데도 난 왜 저 시가 그렇게 잘 이해가 되는 지 모르겠다...^^ 하긴 이해가 안가는 것이 별로 없는 것 같은 것이 (필시,아니 틀림없이 착각이) 더 문제로 느껴질 때도 있긴 하다. 아래의 키냐르는 좀 읽어보고 싶은 책.